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장편소설

-남자와 여자의 구분을 벗어나 누군가의 '삶'으로 바라보기-

#중등_학교가자 #독서인싸 #책으로만나는_세상 #인문학 #양성평등 #혐오표현#책_이야기

우리 모두 행복한 세상

함께 만들어 가요!

1982년생 김지영 씨로 대변되는 '그녀'의 인생. 우리 어머니의 삶일 수도 있고, 내 이웃, 혹은 나의 삶일 수도 있는 '김지영'의 삶!

남자와 여자로 편가르고 자신과 다른 집단을 향해 혐오 표현을 쏟아내는 시대. 누구나 이런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여자의 인생을 담고 있다. 그렇지만 남자와 상관없는 소설이 아니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 상생하며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다시 한번 논란과 화제가 되었던 소설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에 대한 다큐 같은 소설

남녀 갈등과 편가르기를 넘어 혐오 표현이 넘쳐나는 세상

남녀가 아름답게 상생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세상은 여자 혼자서, 혹은 남자 혼자서 살아가지 못한다. 서로의 도움이 필요하며 함께 협력해야 할 존재들이다.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연습을 하여 보자.

이 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직접 책을 읽어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서 독서 자료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책 속 원문 읽기

성 감별과 여아 낙태


정부에서 '가족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산아제한 정책을 펼칠 때였다. 의학적 이유의 임신중절수술이 합법화된 게 이미 10년 전이었고, '딸'이라는 게 의학적인 이유라도 되는 것처럼 성 감별과 여아 낙태가 공공연했다. 1980년대 내내 이런 분위기가 이어져 성비 불균형의 정점을 찍었던 1990년대 초, 셋째아 이상 출생 성비는 남아가 여아의 두 배를 넘었다.

어머니는 혼자 병원에 가서 김지영 씨의 여동생을 '지웠다'. 아무것도 어머니의 선택이 아니었지만 모든 것은 어머니의 책임이었고, 온몸과 마음으로 앓고 있는 어머니 곁에는 위로해 줄 가족이 없었다. 맹수에게 새끼를 잃은 동물처럼 울부짖는 어머니의 손을 꼭 잡으며 의사는 미안하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미치지 않은 것은 오로지 할머니 의사의 그 한마디 덕분이었다.

몇 년이 지난 후에야 다시 아이가 생겼고, 남자인 아이는 무사히 세상에 태어날 수 있었다. 그 아이가 김지영 씨보다 다섯 살 어린 남동생이다.

(29-30쪽)

요즘에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요?

아기는 모두 소중한 생명인데, 성별에 따라 낙태가 이루어졌다니 말이지요.

이런 시대에 태어난 김지영은 자라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됩니다.

(그 사이에 무수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면 관계상 생략~~^^)

아이 엄마, 김지영


더위가 완전히 꺾이고, 이제 정말 가을이라고 불러도 될 날들이 이어졌다. 김지영 씨는 [딸] 지원이를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나와 유모차에 태웠다. 추워지기 전에 햇볕도 쬐고 바람도 쐬게 하려고 가까운 동네 공원으로 유모차를 밀고 가는데, 아이가 유모차 안에서 잠들어 버렸다.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하다가 날씨가 좋아서 계속 걸었다. 공원 맞은편 건물 1층에 카페가 새로 생겨 할 행사를 하고 있었다. 김지영 씨는 아메리카노 한 잔을 사 들고 공원 벤치에 앉았다.

지원이는 입가에 투명하고 커다란 침을 흘리며 잠들었고, 오랜만에 밖에서 마시는 커피는 맛이 좋았다. 바로 옆 벤치에서는 서른 전후로 보이는 직장인들이 모여서 김지영 씨와 같은 카페의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얼마나 피곤하고 답답하고 힘든지 알면서도 왠지 부러워 한참 그들을 쳐다보았다.

그때 옆 벤치의 남자 하나가 김지영 씨를 흘끔 보더니 일행에게 뭔가 말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간간이 그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나도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커피나 마시면서 돌아다니고 싶다……

맘충 팔자가 상팔자야…… 한국 여자랑은 결혼 안 하려고…….

김지영 씨는 뜨거운 커피를 손등에 왈칵왈칵 쏟으며 급히 공원을 빠져나왔다. 중간에 아이가 깨서 우는데도 모르고 집까지 정신없이 유모차를 밀며 달렸다. 오후 내내 멍했다. 아이에게 데우지도 않은 국을 먹였고, 깜빡 기저귀를 안 채워 옷을 다 버렸고, 세탁기 돌려 놓은 것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지원이가 잠든 후에 꾸깃꾸깃해진 빨래들을 널었다.

회식을 하고 12시가 넘어서 들어온 [남편] 정대현 씨가 붕어빵 봉지를 내려놓고서야 점심도 저녁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종일 밥을 먹지 않았다고 말하자, 정대현 씨가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사람들이 나보고 맘충이래.”

(163~164쪽)

무심코 쓰고 있는 혐오 표현 , '충'

요즘 우리가 쓰는 말 중에서 ''이 들어가는 말이 얼마나 많은가!! (한남충, 틀딱충, 급식충, 진지충....)

무심코 던진 말이지만 누군가는 모멸감과 수치심을 느낍니다.

남녀 갈등 이면에는 이런 혐오 표현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타인에 대한 분노와 혐오 감정이 개인적 차원을 넘어 집단화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과연, 김지영의 딸 정지원은 엄마와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요?

남편 정대현씨는 아내와 딸이 행복하지 않은 세상에서 혼자만 행복할 수 있을까요?

남자나 여자 중 누구 하나가 불행하다면, 그건 우리 모두의 불행입니다.

남과 여로 편가르고 갈등을 조장하기 보다는 서로 돕고 사랑하며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

조남주

(1978- 현재)

2011년 《문학동네》로 등단. 소설집 《그녀 이름은》, 장편소설 《귀를 기울이면》, 《고마네치를 위하여》, 《82년생 김지영》, 《사하맨션》, 《귤의 맛》이 있다.

  • 출처: 알라딘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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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구성 : 박미진(대구동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