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기준은 많다
때로는 온 우주가 나를 위해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맞아요. 세상의 중심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자신의 기준에서만 생각하면 다채로운 생각을 떠올리기도 힘들고, 다른 사람과 원활하게 소통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번 차시에서는 문학 작품을 해석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해석 방법에 대해서 배워봅시다. 세상은 넓고 기준은 많습니다!
나에게 '너'는?
황지우 시인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낭송을 듣고, 여러분에게 있어서 '너'는 무엇인지 나름대로 근거를 들어 아래 패들렛에다가 적어 주세요.
여러분은 '너'에 대한 친구들이 다양한 해석 중에서 어떤 해석이 가장 마음에 들었나요? ☺ 이처럼 같은 문학 작품을 읽더라도 읽는 사람의 생각, 관심, 경험, 가치관 등에 따라 작품에 대한 해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때 자신의 해석을 다른 사람에게 잘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타당한 근거를 들어 해석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같은 문학 작품이라도 문학 작품을 해석하는 관점에 따라 작품의 해석은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문학 작품을 해석하는 네 가지 관점
[1] 내재적 관점
문학 작품을 해석할 때 작품 자체의 내적 특징을 중심으로 작품을 해석하는 관점을 '내재적 관점'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너를 기다리는 동안>을 해석하면, 이 시는 사랑하는 이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내용을 담은 아름다운 연애시로 해석되고, 이때 '너'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됩니다.
[2] 표현론적 관점
문학 작품을 해석할 때 작품과 작품을 쓴 작가의 관계를 중심으로 작품을 해석하는 관점을 '표현론적 관점'이라고 합니다. 황지우 시인이 했던 인터뷰에 따르면 황지우 시인은 돈이 급하게 필요해서 중앙일보 후배 기자에게 돈을 받기로 하고 중앙일보 건물 다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돈을 가져오기로 한 그 후배가 작가에게는 바로 '너'가 되겠죠. 이 시에 대한 환상이 좀 깨졌나요? 괜찮습니다. 해석은 작가의 몫이 아니라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3] 반영론적 관점
문학 작품을 해석할 때 작품과 사회‧문화적 배경의 관계를 근거로 작품을 해석하는 관점을 '반영론적 관점'이라고 합니다. 이 시는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대에 창작되었는데요, 이러한 시대적 배경과 관련하여 '너'를 '민주주의'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황지우 시인도 이 시의 뒤에 덧붙인 글에서 '너'가 '민주, 자유, 평화, 숨결 더운 사랑' 등일 수 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4] 효용론적 관점
문학 작품을 해석할 때 작품을 읽고 독자가 받은 영향을 중심으로 작품을 해석하는 관점을 '효용론적 관점'이라고 합니다. 선생님은 이 작품을 읽고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 자체가 참 소중한 일이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왜냐하면 무언가를 간절하게 기다린다는 것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과 의지가 있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에게 있어서 '너'는 바로 학생 여러분들입니다. 이처럼 독자가 작품을 읽고 받은 영향을 중심으로 작품을 해석하면 '효용론적 관점'에서 작품을 해석한 것이 됩니다.
[1]~[4] 중에서 어떤 관점의 해석이 더 공감이 가는가요? 한 개를 고르고 그 이유를 구글 설문에 응답해 봅시다.
시에서 배운 것을 노래에서도?
문학 작품을 해석하는 네 가지 관점 중에서 한 가지 관점을 골라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해석해 보고 구글 설문에 응답해 봅시다.
선생님은 윤딴딴의 <잘 살고 있지롱>이라는 노래를 평소에 즐겨듣는데요, 이 노래를 작품과 작가의 관계의 중심으로 해석하는 '표현론적 관점'으로 해석해 보겠습니다. 윤딴딴은 고등학생 때 가수가 되고 싶었는데 주변 사람들이 응원해주지 않았다고 해요. 윤딴딴 본인은 자기 안에 있는 가수로서의 가능성과 재능을 봤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것을 보지 못했던 것이지요. 노래 가사에 보면 윤딴딴이 '고래'를 봤다고 했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았고 윤딴딴을 거짓말쟁이라고 손가락질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때 '고래'는 이 노래를 작사한 윤딴딴의 삶과 관련지었을 때 '가수로서의 가능성'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좋아하는 관점을 골라 네 가지 관점 중에서 하나로 해석해 봅시다 ☺
내용구성 : 박문희(대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