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희 엄마가 무엇이 이상하다는 걸까요?

<사랑손님과 어머니>1935년 11월 《조광(朝光)》 창단호에 발표된 주요섭 작가의 단편소설입니다. 남녀 간 자유연애가 힘들었던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은 옥희 어머니와 사랑손님의 사랑을 다루고 있지요.

그런데 이 소설이 발표되던 당시에 우리 사회는 과부가 재혼하는 것에 대해서 좋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될 것이 없었지만 과거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관습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지요. 그러니 아무리 젊은 과부라도 사랑손님과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만약 그런 사실이 알려지면, 세상 사람들에게 손가락질과 욕을 들어야 했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어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작가 주요섭은 '옥희'를 활용하여 옥희 어머니와 사랑손님의 이야기를 풀어 나갔습니다.

자~ 옆의 영상을 보고(영상이 소설 전체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요) 옥희는 엄마의 어떤 점이 이상하다고 말하고 있는지 패들릿에 여러분들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1 ] 시점과 관점은 서로 연관이 있어요.

시점이란 소설에서 이야기를 해 주는 이의 위치와 태도를 말합니다. 관점은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할 때, 그 사람이 보고 생각하는 태도나 방향 또는 처지를 말하지요. 그런데 이 두가지, 시점과 관점은 서로 연관이 있답니다. 옆의 사진을 봐주세요.

아기가 누워있고, 그 위에는 귀여운 동물 모빌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어요. 이걸 바라보는 부모는 모빌을 아주 잘 골랐다며 맘에 든다고 말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아가의 시선에서 바라 본 모빌은 글쎄요~ 😁 그다지 멋져 보이지 않죠? 동물들의 엉덩이만 보일 뿐이네요. (심지어 어떤 동물의 엉덩이인지 분간도 어렵다는....)

이것을 관점과 시점으로 한 번 이야기 볼까요?

이처럼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시점에 따라 관점이 드러나고, 관점을 드러내기 위해서 특정 시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소설에서 작가는 자신의 관점을 잘 드러내기 위해 이에 맞는 적절한 시점을 선택해서 사용하게 되지요. 주요섭 작가는 <사랑손님과 어머니>에서 자신의 관점을 드러내기 위한 시점을 아주 잘 선택했답니다. 바로 옥희의 눈으로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사랑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전달하게 한 것이었어요.

자, 여러분 지금부터 우리 서술자와 시점에 대해 공부해 볼까요?

[ 2 ] 영상으로 확인해요 <1인칭 관찰자 시점>

[ 3 ]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듣을 수 있다면?

여러분, 우리는 하루에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수없이 많은 대화를 나누지요? 그런데 만약!! 다른 사람의 마음 속 목소리가 내게 들린다면? 어떨까요?

상상만 해도 재미있을 것 같죠?😆

여기 모든 여성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남성이 있어요. 2000년에 개봉되었던 영화 <왓 위민 원트 What women want> 입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게 된 것인지, 모든 여성의 속마음을 들은 이 남성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영상으로 확인해 볼건데요...

선생님이 갑자기 이 영화를 왜 소개하냐구요? 바로 이제부터 공부할 <전지적 작가 시점>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자~ 영화 잠깐 감상하고 <전지적 작가 시점>에 대해 공부합시다.

[ 4 ] 영상으로 확인해요 <전지적 작가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인물의 생각이나 느낌을 잘 드러낼 수 있어요.

여러분이 자신의 일기를 쓴다고 생각해 보세요. 내가 내 마음에 대해서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지요. 이처럼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인물이 하는 생각이나 느낌쉽게 드러내기 때문에 독자들에게도 자기 이야기처럼 받아들여져 작품 속 내용에 훨씬 더 믿음이 가고 가깝게 느껴지게 한답니다. 마치 소설 속 이야기가 내 이야기같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다른 인물의 마음을 들여다보거나 '나'가 없는 곳에서 일어난 사건은 이야기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어요.

💛 1인칭 관찰자 시점은 주인공의 생각과 행동을 독자가 판단할 수 있어요.

위에서 본 옥희를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답니다. 독자들은 ‘나’인 옥희가 전해 주는 내용으로 '어머니'의 심리나 성격을 판단할 뿐입니다. 어머니가 파랗게 질리거나 초조한 빛을 띤 것을 통해 어머니의 심리를 추측할 수는 있지만 어머니가 아저씨에게 어떤 마음을 지니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니까요. 1인칭 관찰자 시점은 이처럼 주인공의 생각이나 느낌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 글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의 심리를 상상하기도 하고 묘한 긴장감과 신비감을 느끼게 되지요.

하지만 주인공의 생각이나 마음 상태를 전달하기는 어려워서 자칫 잘못하면 이야기만 죽 늘어놓을 가능성이 높기도 해요.

💚 전지적 작가 시점은 작가의 가치관과 사상을 담을 수 있어요.

전지적 작가 시점은 등장하는 인물들의 마음속 생각이나 행동을 묘사하고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어서 전체적인 상황을 그려 내는 장편 소설에 많이 쓰입니다.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처럼 작품 속 인물들의 내면과 심리를 전달하기 때문에 작가가 삶을 바라보는 태도나 가치관을 담아내기에 좋아요.

하지만 관점이 여러 인물로 옮겨 다니기 때문에 자칫 산만해질 수도 있어요. 또 작가가 모든 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을 꿰뚫고 있어서 비밀스러움이나 긴장감은 떨어지는 편이지요.

[ 1 ]옥희, 시점의 마술! 서술자 중에 블루칩!

자~ 수업의 처음으로 돌아가서

<사랑손님과 어머니>가 발표된 1930년대는 남편을 잃은 과부와 남편의 친구가 만나 사랑을 하고 재혼을 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욕을 듣는 일이었어요. 요즘과는 분위기가 너무 많이 달랐던 시대죠~

이런 시대에서 만약 주요섭 작가가 <사랑손님과 어머니>를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선택하여 집필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바꿔 말하면 옥희의 엄마가 자신의 속마음을 있는그대로 드러내는 소설이 되었더라면 말이어요.

당시 사회는 과부가 재혼하는 것에 대해서 좋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만약 소설에서 과부인 옥희 엄마가 죽은 남편의 친구를 좋아하는 속마음을 그대로 표현했더라면.... 이 소설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거나, 욕을 아주 많이 먹어야 했을 겁니다. 작가는 아주 지혜롭게도 그런 상황을 예상했었던 것 같아요. 바로 '옥희'의 시선으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관찰하게 했던 것이죠.

작가는 어린 아이의 순수한 시선에서 바라보는 1인칭 관찰자 시점을 사용했기 때문에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사랑을 애틋하게 그려내는 관점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겁니다.

자!! 어때요? 여러분 시점과 관점이 정말로 이렇게 긴밀하게 연관되지요?

[ 2 ] 관점의 차이, 다르게 바라보기

작가가 소설을 쓸 때 자신의 관점을 드러내기 위해 시점이라는 전략을 사용한다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알게 되었어요.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각자 자신만이 관점을 드러내며 살아갑니다. 때로는 다른 사람들의 관점에 대해 평가하고 판단하기도 하면서요.

저 역시도 자신도 모르게 나의 관점이 옳다는 생각을 가친 채 누군가를 바라보고 평가하게 될 때가 있어요. 각자의 위치만 고집하지 말고 서로의 위치에서 조금만 다르게 바라봐 주고, 서로가 가진 관점의 차이를 인정한다면 우리는 훨씬 더 삶을 풍요롭고 너그럽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바로 옆에 나오는 <관점의 차이>처럼 말이어요.

(1) 위의 명작극장 영상을 보고 나서 우리 <사랑손님과 어머니>에서 뛰어난 활약상을 보여 준 옥희를 칭찬해 보아요.

(2) 그리고 여기까지 공부를 하고 난 후 마지막으로 오늘 새롭게 느낀 점에 대해서도 같이 아래에 남겨주세요. 관점의 차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는 것도 좋겠네요.

모두 수고많으셨어요. 다음 시간에는 '반어, 역설, 풍자'에 대해 배워볼게요. 꼭 다시 만나요!👍

내용구성 : 김연진(서동중)